난.근.먹/근종

근종수술 전날 입원+당일 (feat. 관장)

행맨러버스 2021. 11. 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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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E병원에 수술을 예약할 때는 4월 2주차였는데
다니기로 한 난임병원 선생님이 부탁전화를 넣어주시고
4월 첫 주 금요일일로 수술날짜를 당겨주는 전화가 왔어요.
어찌나 고마운 일인지요.
두 의사 샘들이 서로 같이 근무한 적이 있고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는 것 같았어요.

수술준비를 위해 입원은
수술 전날인 4월 첫주 목요일 입원을 합니다.
입원 수속을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 모두 팔찌를 채워줬어요.
바코드를 통해 입원동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E병원은 개원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먼저 같은 의사샘께 수술한 친구도
깨끗해서 수술 후에 걷기 운동하기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걱정이 없었지만
기본적으로 산부인과 병동은 1인, 2인, 4인실을 이용했고
코로나로 인해 4인실 병실에도 대부분 환자는 1명만 이용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물론, 저는 급하게 수술날짜를 잡고 들어와서 그런지
다음 날 퇴원예정인 환자가 있는 병실에서
환자 2명이 함께 사용했어요.
이게 문제(?)될 거라고 생각은 못했는데…

두둥!!

환자복을 갈아입고
평소 먹는 영양제 점검받고
항생제 알러지 등을 확인 한 후
수액을 맞았어요.
비교적 혈관찾는데 어려움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
저의 발려인은
걱정스레 내려다보며 아프지 않게 놔달라고
먼저 부탁을 합니다. ㅎㅎㅎ
수액은 수술할 때에도 사용할 거라
수액줄을 환자복 안으로 넣어주네요. 아. 부끄~(더 부끄러운게 남아있는데)


그리고 잠시 후 !!!
대망의


!
소식이 들려옵니다.
근종힐링카페를 통해서 관장을 할 거란 것은
알고 있었고
거하게 응아를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저는 관장약 주입 후 10분을 잘 참지 못하고
3분 만에 병실 내 화장실로 달려갔어요.
ㅎㅎㅎㅎ
제 응꼬를 너무 믿었었는데
응꼬가 40여년 동안 지내오면서 많이 약해졌더라구요. ㅠㅠ
응꼬 불쌍…

간호사샘께서 화장실에 다녀온 소식을 듣고는
너무 빨리 갔다며
다시 관장할 수도 있다는 비보를 남기고 가셨을 때…
발려인이 소근소근
제 귀에다 대고 말합니다.
“자기 끙끙거리는 소리~ 응꼬 변기에 떨어지는 소리~~
다~~ 너무 잘들려~~ㅋㅋㅋ”

부끄러워 하는 저에게
발려인이 혼자였으면 괜찮았겠지만…
옆 베드에 있는 환자 부부에게도
다 들렸다는게 절망적이었어요.

그리고 다시 간호샘이 관장약을 들고 와 주입!
세번의 관장을 할 수는 없기에
10분을 꼭 참아보고자 굳게 참고있는데
바로 신호가 옵니다. ㅠㅠㅠㅠ
링거스탠드를 붙들고 저는 일단 병실 밖으로 나가서
화장실을 찾았어요.
그리고 달렸어요. 시간도 봤어요. 5분은 참았더군요.
어쩔 수 없었어요. 최대가 5분이었고
이번의 응꼬소리와 신음소리는 오로지
저 혼자만의 것으로 할 수 있었어요.
이 아픔은 부끄러움을 이길 정도였어요.

두 번의 큰 고통을 넘긴 후…
수술 전날 잠을 청합니다.
발려인이 사준 아이팟프로는 사랑이에요.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잠들 수 있었고
재잘거리는 팟케스트를 들으며 걱정을 잊을 수도 있었어요.

드디어!! 수술 당일!!



수술시간은 수술실 스케줄에 따라 당일 오전에 알려준다고 했어요.
여유있게 기다리려고 했는데
2시에 수술을 하게 될 거고 수술 준비로 1시쯤 데리러 올거라 전해들었어요.
이제 떨리기 시작합니다.

저의 걱정은 바로 내막!!
근종 제거의 목적이 시험관 성공이기 때문에
근종 제거 과정에 내막과 난소가 다치지 않는 것에
온 신경이 가 있었어요.
그래서 의사샘께 꼭 부탁할 말을 준비해 두고 있었는데
아직, 담당의를 만나질 못해서 더 불안했던 것 같아요.

예정 시간보다 30분 정도 먼저 수술실에서
저를 데리러 왔고 걸을 수 있는데도 ㅎㅎㅎ
휠체어를 타고 수술실까지 가게되었어요.
그래서 발려인과도 넘 빨리 빠이빠이~~
불안감이 더 커진 듯 해요.

수술실에 들어가는 과정에
인적사항 확인, 본인 확인을 여러번 하게 되고
마취전문의의 여러 문진도 했어요.
그리고 차례가 되어
차가운 수술실로 들어가게 됩니다.
수술실로 들어가 수술대에 누우면서
마취 전에 담당의를 만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의료진들이 수술대 주위를 둥글게 둘러서서
환자를 위한 기도를 낭독해주는데
낭독자가 담당의였어요.
다행이다!!!

마취에 들어가기 직전에
의사샘께 눈마주치며
“저 임신할 수 있게 해주세요~”
웃으며 말하고 싶었는데
눈물이 또르르…
아고 이런.
담당의사샘이 당황하는게 보입니다.
“어 그런거 아니야~”
하시는데
저는 이미 링거를 통해 주입된 마취약으로 인해
잠들었습니다.


수술 직후 기억~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간호샘이 제 이름을 부르며 깨웁니다.

저는 이미 몇년 전에 전신마취 수술 경험이 있는데
그때 당시 골절 수술이라
추운 수술실과 회복실 경험과
회복실에서 다리골절 수술환자와 나란히 누여져있고
너무 너무 추웠던 기억이 있어서
회복실의 추위를 각오하고 각성하는 중인데
이상하게 따뜻함이 느껴져요.
제 어깨를 두드리며 깨우면서 겨드랑이와 몸에 따뜻한 팩을 데어주는
느낌이 나서 더 잠들려고 하니
잠들면 안된다고 눈을 뜨라고 불러요.
겨우 겨우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려고 하는 과정에 정신 차려보니
병실까지 이미 옮겨져 있었고
발려인을 만나게 되었어요.
어찌나 반갑던지…

나 기다렸어?
물으니 수술장 밖에서 기다렸데요.
오래걸려서 걱정했데요.
떼어낸 근종을 의사샘이 보여줘서 사진도 찍었데요.
그 큰걸 떼어냈으니 시원하데요.

그 후는 통증에 대비해서 다시 잠들었던 거 같아요.
금식에 물도 먹으면 안되는 시간들이어서
발려인 식사여부만 챙기고
수술 당일 밤은 쉬었답니다.